사랑 한컷이야기

우리 어린날의 드넓은 바다

이재석 2010. 8. 8. 14:40

     내 어린날엔 달동네 공동마당의 빨간 고무다라가 바다였습니다.

     고무다라가 컸던 작았던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물이 담겨 있는 곳이 있었고

     함께할 녀석들과 즐겁게 소리치고 다녔다는 것이 남아 있을 뿐


     엘레베이터도 없는 아파트 4층에 자리한 우리집

     아내가 아이들에게 바다를 선물했습니다.

     작은 베란다에 놓인 아주 작은 튜브 풀장

     좁디좁은 풀에 가진 장난감을 다 풀어놓고 떠들썩 웃어 제끼는 모습이

     영락없는 그 시절 내 모습입니다.


     크고 작건 그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거기에 물이 있고 함께할 형제가 있고

     즐거워 하는 모습을 물끄럼 바라봐줄 부모가 있으면

     모든 것이 갖춰진 바다라는 것을

     어린날의 마음들은 알고 있습니다.


     우리 어린날의 바다는 그 어느 곳보다 드넓고 행복한 곳 입니다.


2010. 8. 7.

좁은 베란다에 놓인 작은 바다 해변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