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한컷이야기

작은 자국, 전체를 뒤덮어버린 인식

이재석 2010. 9. 8. 08:24

    그저 스쳐 흘려진 작은 자국 하나인데

    무심결에 흘려버린 작디 작은 점일 뿐인데


    실제 딛고 서 있는 것 보다 크게 보이는 그것

    전체를 뒤덮은 것 같은 되돌릴 수 없는 자국


    이제 점을 가진 그 종이는 가치를 다하지 못한다.

    이제 점을 가진 그 삶은 디딜 수 있는 영역의 테두리를 조은다.


    누가 제약 하는가?

    왜 억누르는가?


    자국이 거기에 있기 때문인가

    묻어버린 종이의 삶이 그쪽이기 때문인가

    보는 눈의 색안경이 그러하기 때문인가

    그저 스스로의 숨을 죽여가는 것 아닌가


    우리는 그것을 오점이라 부를 수 있는가?


2010. 9. 8.

묻은 흔적 때문에 프린터에서 꺼내진 새 종이의 삶을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