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한컷이야기

짙어진 숨결 속에서 온몸으로 받아낼 빗방울을 기다린다

이재석 2010. 9. 9. 15:01

    공기가 어두워집니다

    습기가 더워집니다

    초록과 분홍은 더욱 진해지고

    팔랑거리던 나비의 날개도 제법 무거워집니다


    곧 쏟아질 소나기를 온몸으로 받아낼 생명들이 숨을 몰아쉬는 순간입니다 

    무거워진 공기에 깊은 숨 들이키기 힘들어도

    한껏 품고 눈을 끔뻑입니다


    소나기가 오기 직전

    마을은 조용합니다 적막합니다 숨소리가 진해집니다

    모두 알고 있습니다


    소나기가 오려합니다

    한껏 숨을 품고 진해진 내 자리에 가만히 앉아봅니다

    날아 오를 때를 생각하며

    온 몸으로 받을 무거움을 견뎌보려 합니다


                                                          2010. 9. 9.

                       소나기 오기 직전 숨을 고르는 존재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