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한컷이야기
그림자의 빛이 있어 가을은 내일의 빛을 발한다
이재석
2010. 9. 14. 07:44
말라가는 잎새 그리고 말라가는 꽃잎
마지막 숨을 몰아쉬는 말라버린 장미는
하루를 향한 아쉬움에 아직도 물을 머금고 피어있다
이미 갈라지고 이미 검게 물들건만
마지막까지 활짝 핀 모습은
명성을 몸에 품은 자태 그대로
곱게 늙어 말라간다
풍요의 계절은 그 뒤에 말라가는 그림자를 함께 한다
수정되지 못해 아쉬운 삶의 끈을 그대로 간직한 이들을 품고
내일을 준비한다
그리고 거친 숨 속의 내일을 준비하는 생의 뿌리들은
마지막 한줄기 빛을 반사하며
찬란한 어제를 추억하고 내일을 비추어낸다
그림자의 빛이 있어 가을은 내일의 빛을 발한다
2010. 9. 14.
고고한 자태 그대로 말라가는 장미 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