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한컷이야기

시간을 맞는다 그리고 하늘로 채운다

이재석 2010. 11. 11. 08:00


    시간을 맞는다

    강렬한 시간에 바래 갈라진 새 잎이 시간을 맞는다

    이 곳에 자리한지 한해가 지나 다시 돌아오는 그때를 보며 시간을 맞는다

    시간은 틈바구니를 벌리며 들어온다

    그리고 비워낸다


    머리속의 실타래는 걸음을 잡고

    간밤의 꿈은 걷지말라 발목을 잡지만

    시간은 어느새 이 자리에 와 있다


    흘러감을 거부하지 말자

    그리고 갈라짐을 두려워하지 말자

    비워낸 자리에 오히려 하늘이 더 꽉차지 않는가


    오늘은 머리속을 좀 갈라내보려 한다

    밀려진 것들을 조금 밀어내보려 한다

    이것들도 시간에 빛이 바래야 하기에

    꽁 품고 있던 것을 하늘빛에 내놓으려 한다

    그렇게 시간을 맞는다


         2010. 11. 11.

시간에 같이 바래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