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한컷이야기
우리는 달력 위를 달린다
이재석
2010. 11. 15. 19:57
책상에 온 11월이 열심히 달려갑니다
일에 빠져 여념 없는 우리 오늘 하루와 함께 달려갑니다
고개들면 저녁인 하루를 향해 앞만보고 달려갑니다
고개 들어 보기만 하면 병이 났는다 했나요
그러나 고개 든 사람이 없다 했나요
오늘 우리의 책상 맡에는
불신보다 여념없는 열심 때문에
잠시 눈을 들어볼 마음이 허락되지 않습니다
1월은 어느새 1을 하나 더 달고 단풍을 데려왔습니다
하지만 우린 아직 1월입니다
갑자기 12월을 맞이할 것입니다
그리고 아쉬워할 것입니다
오늘 바쁜 하루를 보낸 모두의 달력에게
가까이 잠시 단풍을 놓아둡니다
위로를 놓아두고 시간을 놓아둡니다
삶을 놓아 둡니다
2010. 11. 15
눈을 들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