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한컷이야기

자기 그림을 꿈에 품다

이재석 2010. 11. 30. 08:31


    그림을 좋아합니다

    가위로 오리고 풀로 부치는 것을 유난히 좋아합니다

    온 저녁을 꾸물꾸물 거리다 배시시 웃는 녀석

    '아빠 문어예요.'


    자기 그림을 품고 잠이 듭니다

    며칠 가지 않아 찢겨지고 잊혀질

    다리 십수개가 달린 아들의 사각형 문어

    지금 녀석의 꿈에는 문어가 뛰놀고 있을 것입니다

    품고 잠든 꿈이 온 마음을 뒤덮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눈 떴을때 사라진 형체는

    정서가 되어 마음에 녹아들겁니다

    살아가는 마음의 형체없는 반려가 되어줄 것입니다


    그림을 좋아하는 아들

    자기 그림을 품을 줄 아는 아들

    그래서 더 사랑스러운 제 아들입니다


       2010. 11. 30.

자기 그림을 꿈에 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