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한컷이야기

가벼운 발꿈치를 오늘 밤은 준비한다

이재석 2010. 12. 1. 21:56


    살짝 얼어버릴 아침을 향해

    지금에서 늦어가는 구름은 안개를 몰아옵니다


    얼마나 따갑게 내 귀를 에일지 모를 새벽 공기는

    입김과 함께 살짝 안개를 얼려 내려둘 것입니다

 

    발 디딜 곳마다 하얗게 덮혀진 아침은

    한숨에 무거워진 사람들의 뒤꿈치를 들어 살포시 걷게 만들 것입니다

    마음 급한 조바심을 조심스레 걷게 만들 것입니다

    섣부름과 경솔함을 살펴 걷게 만들 것입니다


    그 디딤의 뒤에 남은 발자국은 그림자가 되어 모여듭니다

    밝은 그림자, 어두운 그림자는 곧 뒤섞여 원래 색을 찾아옵니다


    살짝 얼어버릴 아침은

    언제 그랬냐는 듯 오늘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오히려 조심스레 제대로 오늘을 맞도록 인도할 것입니다


    밤공기가 차가워집니다

    주머니 손 깊히 찔러넣고 길을 나설 내일을 위해

    바가지 버드나무 잎새처럼 마음을 길에 내려둘 것입니다


                                                                              2010. 12. 1.

                                         오늘 밤은 오늘과 같은 아침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