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한컷이야기
이제 가을을 보려면 기억을 타고 올라가야만 한다
이재석
2010. 12. 3. 15:11
이제 가을을 보려면 기억을 타고 올라가야만 한다
붉은 잎새들은 바람이 나무 줄기를 맴돌아 사라지듯
바닥에 흘러다니지도 않는 먼지가 되어버렸다
흐름은 흐름을 따라 내려가고
기억은 다시 거꾸로 오르기만 한다
고개를 들지 못하는 기억의 한계는 조여오는 흐름을 아쉽게 만들지만
희미해져버린 망각 덕택에
오늘은 저 나무 뿌리 끝부터 겨울을 담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가을을 보려면 기억을 타고 올라가야한다
이미 잊혀져버린 가을 초입의 인사와
이미 희미해지는 햇빛 투과된 붉은 잎새를 사이로
생각을 올려보내야 한다
그렇게 희미해져가는 시간을 추억해가며
다시 오르는 겨울에게 너를 기억하리라 말한다
2010. 12. 3.
붉은 잎새는 시간을 거슬러 조용히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