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한컷이야기
우리 집에 깊은 산골짝이 드리운다
이재석
2010. 12. 27. 17:02
우리 집은 얕은 산 속에 있습니다
이젠 개발이 되어 언저리까지 도로가 닦여 있지만
아직은 동 보다 골이 잘 어울리는 곳에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골짝에 눈이 왔습니다
나즈막한 교육원, 우리 나즈막한 아파트 그리고 창너머 나즈막한 집들은
얕은 눈에도 금새 하얗게 파묻힙니다
우리는 해넘이를 빨리 봅니다
얕은 산에도 해는 늦게 오르고 빨리 내리는
미처 녹지 못한 눈들이 노을을 기다립니다
그래서 오래도록 우리집은 깊은 산골짝에 머뭅니다
귀향... 전원...
누구나가 한번쯤 말하는 이야기
그 말함을 나즈막한 아파트에서 내려다봅니다
빨리오는 저뭄에 오래 머물 눈 덮인 깊은 골짝에서
말하고 말하는 고향을 느낍니다
고향이라 말할 만큼 오랜 땀내가 묻은 곳이 아니지만
얕은 산 속에 있는 우리 집...
향기가 느껴지는 우리 집을 사랑합니다
2010. 12. 27.
우리집에 산골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