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한컷이야기

하늘에 함께 겨울을 묻는다

이재석 2011. 1. 21. 07:29

    추위와 말라붙은 회화나무 열매와 그리고 시리도록 파란 하늘

    시린 푸름과 뼈를 스미는 차라운 기다림과 그리고 함께 바라봐주는 이

    그들과 내가 겨울을 나는 방법


    유난히 추운 이번 겨울

    이미 딱딱하게 굳어버린 나무 열매를 쪼아보는 겨울새의 안쓰런 몸부림은

    옴죄어도 소용없을 겉옷을 웅크리는 바람을 피하는 나와 닮아있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추위는 가시지 않는다

    오히려 웅크린 근육이 경련을 불러와 더 추운 내 모습을 만들 뿐


    이럴 땐 차라리 저 새들처럼 하늘을 본다

    눈부시도록 시린 푸른 하늘

    그 하늘을 본다

    그리고 곁에 있는 이에게 함께 하늘을 보자 한다


    올려다 보기 위해 곧추선 척추에 짜릿한 전율이 온다

    추위와는 다른 느낌으로 신경을 자극하는 전율


    눈부시도록 시린 푸른 하늘에는 내일이 묻어있다

    그리고 그 내일엔 봄이 묻어있다

    함께 있는 이와 함께 봄을 본다


    나를 전율시켰던 느낌은 희망과 가능성일지 모른다

    그렇게 믿는다

    그것이 그들과 내가 겨울을 나는 방법이다


                                                               2011. 1. 21.

                                     그들과 나는 희망으로 겨울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