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 한컷이야기

desert flower - 용기로 만든 아름다운 삶

이재석 2011. 2. 20. 11:09


[Movie_003-2011, 데저트 플라워] 용기로 만든 아름다운 삶


제   목 : desrt flower

주   연 : 리야 케베데

감   독 : 셰리 호만

개봉일 : 2010. 4. 22.

본   날 : 2011. 2. 20.

 

영화가 시작하면 두 와리스가 차례로 화면을 가득 메운다.

사막의 꽃 와리스... 

그 척박한 사박에 활짝 핀 와리스와 안타까운 운명을 진 소말리아의 소녀 와리스가 천민한 미소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처음 이 영화는 그다지 친절하지 않다.

갑작스러운 화면 전환과 빠른 인물 연결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종결을 향한 흐름이 빠르다.

인물들 또한 그다지 전형적이지 않는 정말 현실에서 있을 법한 사람들의 군상이라 극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애를 먹는다.

이렇게 30분을 넘기고 나면... 고생한 시청자들을 위한 감동의 시간이 펼쳐진다


와리스 다리... 세계적인 슈퍼모델...

13살에 염소 몇 마리에 팔려 결혼을 하게 된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고 험난한 사막을 건너 

대사관의 가정부로, 영국 거리 쓰레기통을 뒤적이는 거지로, 불법 체류로 인한 추방의 위기와 위장 결혼으로 겨우 영주권을 얻는 안타까운 군상으로, 영국에 간지 7년이 넘도록 영어를 배우지 못한 그저 가난하고 불쌍한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는 소말리아 소녀로... 그렇게 살다 화려한 런웨이를 걷게 되는 이야기...


하지만, 이 영화는 런웨이의 화려함, 그녀의 성공기를 보여주지 않는다.

실제 주인공에게도 이 영화 속의 이야기에도 정말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따로 있기 때문이다.


소말리아에서 공공연히 행해지는 여자 할례...

3살때 음핵과 성기를 도려내고 바늘로 꿰메 버리는 안타깝고 마음쓰린 그 이야기...

영화의 와리스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인생이 바뀐 날을 3살 때 엄마 손에 이끌려 사막 한 가운데서 행해졌

던 그 흉칙한 상처의 시간이라 말한다.

그리고 실존의 와리스가 그러했듯.... 그녀의 삶과 영화의 무게는 바껴간다.


그녀를 거리에서 구해준 친구는 처음 그녀의 이야기를 알았을 때 같이 슬퍼한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괴롭고 아파하는 그녀를 위해 함께 병원에 간다.

의사는 원래대로 돌려둘 수는 없지만, 아프지 않게 도와줄 순 있다고 하지만.... 

그 말을 통역하는 소말리아 남자는 그러한 배신의 행위를 용서하지 않는다.

영국의 낯선 거리에서 조차 소말리아 여성으로써의 업을 품고 아파하는 그녀...

하지만, 그녀는 다시 한번 사막을 건넌다.

이제 영화는 여성의 인권과 사람의 권리에 대한 이야기로 진전된다.


런웨이에서 이슬람의 차도르를 벗고 걷기 시작하는 사막의 꽃...

조금씩 사람으로써 보통으로써 느끼고 아파하는 당연한 일들을 알기 시작하는 정말 아름다운 꽃...

미소는 빛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신데렐라 스토리보다 사춘기 성장이야기에 가깝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아름다움 보다 더 강력한 몰입이 보는 이의 마음을 이끈다.

모든 시청자들이 응원을 보내고 공감하게 될 시간은 바로 잠시 뒤에 있을 그녀의 un 연설이다.


아파하는 아프리카의 여성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코란에도 없는 그 흉칙한 만행을 당해가야 하는 소중한 삶을 보호해야 한다는...


영화는 끝까지 사막과 런던을 교차해서 보여준다.

영화의 첫머리에는 거친 사막 가운데 흙탕물을 식수로 퍼올리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 그녀가 연설을 하러 올라가기 직전...

그녀는 정수기에서 깨끗한 물을 받아 마신다.


지금 그녀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아이러니 하게도 그녀는 007의 본드걸을 맡았다.

철저히 남자들의 권력의 횡포에 유린 당해 온 그녀가.. 섹스 심볼의 대명사인 그 역할을 소화했고

그 순간에 자신이 그렇게 아름다운 사람임을... 

아프리카의 여성들이 그렇게 아름다운 사람임을...

핍박받는 존재들의 인권과....

진정한 삶을 갈구하는 모든 사람들의 권리가 그렇게 아름다운 것임을 보여주었다.


그녀가 얻은 것은... 관심과 돈과 부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찾게 해 준 그것.. 세상의 모든 사람이 잊어서는 안 될 그것...

용기였다. 


그녀는 마지막에 말한다. 

아프리카에는 '꼴찌로 가는 낙타와 일등으로 가는 낙타의 걸음 속도가 같다.'는 말이 있다고....

뒤쳐진 존재가 있으면 모두가 천천히 가게 된다고...

늦게 가는 자신들을 돌아봐 달라고... 

자신의 용기를 말하며 그들에게 용기를 갖게 해 달라고 우리에게 메세지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