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한컷이야기
나는 아빠같지도 않은 나쁜 아빠다
이재석
2011. 3. 9. 09:03
나는 사자가 되고 싶다
낭떠러지에 아들을 밀어 넣고 싶다
그 비탈을 타 오르는 생명력의 위대함을 심어주고 싶다
그러나 나는 사자 흉내만 내는 인간에 머무르고 만다
두툼한 옷을 입혀 다정한 말로 낭떠러지 근처에 세우곤, 곧 안쓰러 안아버리는
흉내 같지도 않는 시늉만 하고 만다
나는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는
어른이 된 아들을 위한 아빠가 되고 싶다
스스로 찾아낸 땀 묻은 결실의 위대함을 알려주고 싶다
그러나 이 마저도 나는 흉내같지 않는 시늉만 하고는
녀석의 입속에 달콤한 사탕을 넣어줘 버린다
나는 아빠 같지도 않은 아빠다
지금 내 귀찮음과 마음 편함에 아들의 미래를 팔아 버리는 나는
아빠 같지도 않은 나쁜 아빠다
백만번도 더 다짐했었지만 다시 백만번을 더 다짐한다
삶의 가치와 길의 선택만을 알려줘야하는
좋은 아빠가 되고자 백만번을 다시 또 다짐한다
2011. 3. 9.
녀석이 어른이 되었을 때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