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한컷이야기

하늘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의 자격

이재석 2011. 3. 18. 09:28

  내 손가락이 내 의지대로 길을 만들며 걸어가듯

  하늘을 캔버스로 하는 모든 것은 자유롭게 푸름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린다

  이 모든 돌아가나고 뻗어나가는 자유는 존재의 권리다

  

  하지만 지금의 자유는 슬프다

  권리의 선택이 아닌 강요의 폭압 앞에서

  아름다운 캔버스 위에 서 있으면서도 뻗지 못하는 생명의 안타까움


  잔인하게 쳐내진 앙상한 뼈대를 보며

  그들은 말한다 

  그 때가 되면 다들 아름답다, 참 잘했다, 말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들은 모른다

  하늘 캔버스는 수천, 수만, 수억 장의 그림으로 순간순간 이뤄져가고 있음을

  그들이 보기 좋음을 바랬던 순간은 찰나에도 지나지 못함을


  하늘 캔버스는 생명들이 자신의 푸름을 이쁘게 그려내길 바란다 

  마음들이 세상을 누려가길 바라며

  자신의 선택에 의해 생명다운 그림이 그려지길 바란다


  이건 너의 미래를 위한 거야, 라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말자

  지금을 옥 죄는 죄에 대한 합리화를 더이상 담지 말자

  결국에 남는 것은 그의 선택으로 인한 그의 그림 뿐이다


                                                                             2011. 3. 18.

                                           결국에 남는 것은 생명이 그려낸 그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