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한컷이야기
영원히 어린, 앵커로 기억되어 간다
이재석
2011. 5. 31. 08:53
겨울을 지세웠건만
세발 자전거는 아직 먼지를 털지 못하고 있다
이미 커버린 주인은 어린 그를 잊었기에
그는 바퀴를 잡초들에게 의지하고
상처를 지침으로 씻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침은 존재를 소멸시키지 못했다
존재는 의도하지 않은 시간을 안았다
그렇게 그는 풍경이 되어가고 있다
그를 찾는 이는 상실되어 갈 것이다
하지만 벽을 보고 돌아선 그의 이질감 또한 상실되어 갈 것이다
곧 그는 거기 있음이 당연한 오래된 자전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내 어린 시절에..'하고 그와 다른 이들을 돌이키게 할
영원히 어린, 사람들의 앵커가 되어 기억될 것이다
2011. 5. 31.
오늘의 어린 시절을 영원히 담아 풍경이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