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걸음을 위한 준비

  인형이 겁나고, 동물이 겁나고, 사람이 겁나는

  세상이 무서워 아빠 뒤에 숨는 너

  그런데 너 알고 있니? 

  무서워 숨으면서도 네 눈은 항상 어깨 너머를 보고 있다는 걸

  인형의 생김과 동물의 움직임과 사람의 이미지가 궁금해

  세상이 궁금해 항상 어깨 너머 보고 있다는 걸

  이것도 네겐 성장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아빠는 너를 억지로 무릎에 앉히지 않으려 한다

  무릎에 앉아 얼굴을 가슴에 파묻고 숨도 죽이고 있는 너보단

  뒤에 숨어서라도 세상을 바라보는 네가 이쁘니

  아빠는 그저 어깨 넓게 벌리고 널 가려주려 한다

  그런데 너 알고 있니?

  이제 네가 무서워하는 가짓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걸

  세상 걸음에 익숙해지는 네가 자랑스럽다

  마음껏 누리려므나

                           2011. 6. 16.

그게 공통된 우리 걸음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