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한컷이야기

너의 여름 누림을 지켜주려 한다

이재석 2011. 7. 12. 08:06

  해먹을 걸고 햇살을 즐기는 그런 여름 누림

  평화와 여유의 가치를 몸으로 느끼는 그런 여름 누림

  너와의 여름을 늘 그런 누림으로 가꾸고 싶건만

  오늘도 '아빠 일찍 올 거예요?' 하는 너의 배웅 인사를 받아야 하는구나


  새벽 4시에 네가 일어난 이유를 알 것 같다

  지난 주말 손잡고 누비던 나무 사이사이가 생각나서겠지

  늦은 퇴근에 안기지 못했던 아빠 품이 그러워서겠지

  그래서 '아빠 일찍 올 거예요?' 물은 것이겠지


  깃든 초록이 지워지기 전에

  깃든 햇살이 식기 전에

  오늘안에 너를 안아주리라

  마음에서나마, 아빠 품에서나마,

  숲의 해먹을 느끼게 해 주리라


  비가 온다

  그러나 약속에 깃든 햇살이 거두어지지 않는다

  네 여름이 그런 것처럼

  네 기다림이 그런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너는 아직 이해하지 못할 

  너를 향한, 나를 위한 편지를 쓰며 이 여름을 본다

  네 여름을 초록의 여유로 그려주겠다는 다짐으로 말이다

  조금 있다 만나자구나, 아들아


                                                                              2011. 7. 12.

                                                    함께 여름을 초록으로 그리자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