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한컷이야기
아름다움을 세운다
이재석
2011. 8. 19. 08:01
심은 이가 바라는 때 수확하지 못한다고 해서
열매가 헛되거나 슬픈 것은 아니다
여기 보라
썩어가는 사과, 그 틈에 머무는 한 쌍의 나비를
호랑나비가 아니라해서 나무랄 것이냐
채 다 크지 못한 썩은 사과를 먹고 있다고 해서 욕할 것이냐
그것은 살아있고
그래서 또 아름답지 않느냐
발그레하고 윤이나는 아름다움에만 찬사를 보내는
나의 입을 저주하고
나의 눈을 저주한다
빛이 닿인 모든 곳이 아름다움을 알지 못하는
... 내 생각에 눈물을 끼얹는다
다시 말한다
나의 주관에 비친 슬픔을 전이하지 마라
그것은 그저 내 눈에만 속한 것일뿐
오늘 죽어간 이의 심장으로 인해 살아난 누군가의 웃음을 생각하라
간곡히... 간곡히...
나의 스키마에게 말한다
헛된 열매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아름답지 않은 숨결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나로 멈춤으로 인해 누군가의 시간은 아름다워졌다고...
2011. 8. 19.
걸음을 멈추고 기도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