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한컷이야기
누림에 웃음을 띄워보지 않겠느냐
이재석
2011. 9. 26. 08:12
딸아
큰 곰인형이 네 것이면 좋겠구나
세상에는 '가지기' 가 있단다
그것은 팔길이에 속한단다
너는 두팔 한아름에 속하는 만큼 가질 수 있고
그 안에 있지 않는 것은 놓아주어야 한단다
네 팔이 길었으면 좋겠느냐
하지만 우리가 가진 팔은 우리 키를 넘지 못한단다
우린 그렇게 태어난 사람이기 때문이란다
딸아
너무 슬퍼말아라
세상에는 '누리기' 가 있단다
그것은 네 마음 넓이에 속한단다
너는 마음 한아름에 속하는 만큼 누릴 수 있고
저기 서 있는 친구의 마음과 함께 더 큰 누림을 볼 수 있단다
더 큰 누림을 바라느냐
그럼 친구의 마음에 손을 내밀어라
넌 바다를 누릴 수 있으리라
딸아, 너는 세상에 있다
그리고 세상에는 '가지기' 와 '누리기' 가 있다
네 팔만큼의 세상을 가질테냐
세상 크기 만큼의 세상을 누릴테냐
딸아 아빠와 함께 큰 곰인형의 마음을 얻어보지 않겠느냐
2011. 9. 26.
그 누림에 웃음을 띄워보지 않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