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해 너를 담아 사랑하여라

  할아버지밭 고구마 상자에 기억을 잘 담아 두었느냐

  그리고 마음에 고이 잘 재어 두었느냐

  내년 이 맘때쯤 다시 꺼냈을 때 

  다시 가잔 소리로 웃음이 발효되도록

  묻어둠에 정성을 함께 넣어 두었느냐

  고구마는 곧 물질의 허울을 벗어낼 것이다

  그리고 지워지지 않을 가치로 네 혼에 묻어

  너의 따뜻함을 받쳐줄 것이다

  얘들아, 지금 무엇을 들고 있느냐

  그것을 잘 담아 두어라

  그리고 정성으로 고이 잘 재어 두어라

  

  그것들이 허울을 벗고 가치가 될 때

  그것들은 양식이 아니라 너의 하나가 될 것이다

  마음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이 되어줄 것이다

          2011. 10. 14.

너를 위해 너를 담아 사랑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