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한컷이야기
그려졌었던 친구를 불러 담는다
이재석
2012. 1. 4. 07:08
밤새 새 길이 그려져 있었다
수없이 걷고 걷던 그 곳에 덧대였던... 길
오래된 고민의 때를 밀물로 덮어버렸던... 길
눈으로 자국 남겨진 그 길이
일곱살배기 아들의 소망을 따라 내려 앉았었다
새벽은 급한 이들의 자동차 자국이 되었었고
아침은 기쁜 이들의 운동화 자국이 되었었다
그렇게 밤새 새로 만들어졌었던 길은
지나는 이 모두의 소망을 기억하며
사라져갔다
언젠가 약속이 절실함이 되는 날, 그 길은 다시 오리라
첫 새벽 눈 뜸에 가장 반가울 친구가 되어, 그 길은 다시 오리라
내 호흡 하나하나 뽀득뽀득 소리내며 기억해 줄 다정다감함으로
내 아들 발자국을 다시 담아주리라
그래서 지금을 더 열심히 걷는다
내 친구가 내려 앉을 곳을 위해
새 기억이 담겨질 시간의 필름 위를
밟고 밟음으로 지신을 다스려둔다
밤새 새 길이 그려져 있었다
이야기를 덮어버렸던
그래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남겨 두었던
새하얀 바람이... 그려져 있었다
나를 나이게 했던 시림이... 그려져 있었다
2012. 1. 4.
그 길을 친구로 불러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