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한컷이야기
네게 보낼 편지를 일기에 담아둔다
이재석
2012. 2. 22. 07:10
네 엄마가 말한다
너의 걸음마를 찍어두라고...
이제 제법 의젓해졌건만
네 엄마에겐 넌 아직 새끼 발걸음인가보다
이제 걸어가며 돌아볼 여유도 생겼다
이제 뛰어가고 걸어가고 하다못해 기어가는 방법들도 가졌다
하지만 네 엄마에게
네 모두는 걸음마인가보다
사춘기를 향하며 그런 네 엄마를 못마땅하게 여길 것이다
도저히 설명으로는 이를 수 없는 투정의 벽을 세워버릴 것이다
그래서 아들아,
이 편지는 네가 어른이 된 다음에 보여주려 한다
너 만한 아이를 가질 수 있을만큼 너의 시간이 흐른 뒤에
네게 모아 전해주려 한다
그 동안 네 엄마와 나는...
네 걸음마들을 일기로 남겨둘 것이다
표지에 커다랗게 네 이름을 붙이고
매일 매일을 적어나갈 것이다
내가 말한다
너의 걸음마를 찍어두겠다고
이제 제법 의젓해졌지만
우리 일기 속에서는 언제까지나 새끼 걸음마일 뿐인 너를 담아두겠다고 말한다
2012. 2. 22.
언젠가 올 그 날... 웃음으로 우리 삶을 축복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