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한컷이야기
커가는 마음을 조금씩 남겨두어라
이재석
2012. 6. 11. 07:10
하나 둘 새겨지는 날짜들
차곡차곡 쌓이는 성장들
할머니댁 도착하면 제일 먼저 찾는 그 기둥에
너희 키재기가 쌓여간다
쌓여진 시간
쌓여진 이야기
머리 굵어 그 곳에 다시 섰을 때
크고파 한번 더 퍼넣었던 한 숟갈 밥과
크고파 한껏 들어올렸던 앙간힘 까치발과
너희 눈앞에 있던 할어버지, 할머니 눈빛과
까르르 까르르 넘어가는 너희 웃음이
추억을 어루만지는 손끝에 묻어나리라
그리고 그 흔적을 가슴에 옮겨 새기게 되리라
이사로 잃게 된다 하더라도
낡아 헐어진다 하더라도
너희 가슴에 옮겨 더 뚜렷히 기억하게 되리라
어느 덧 아빠 허리를 넘어서는 너희에게 말한다
내일을 나눌 줄 아는 너희를 위해
행복을 느낄 줄 아는 너희를 위해
애들아 그 곳에 마음을 세워 두거라
하나 둘... 차곡차곡...
커가는 마음을 조금씩 남겨두어라
2012. 6. 11.
나의 키를 넘어설 너희에게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