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한컷이야기

계단 난간에 쓰인 일기

이재석 2012. 10. 11. 06:59

 

  오늘을 살았음을 증거하는 손때가 묻어있다

  어제 저녁 씻어버려야 했던 나의 손때가 묻어있다

  그래서 손을 댄다

  그리고 일기를 연다


  계단 난간을 거칠게 타고 오르는 나의 어제여

  너의 형체 없는 기억은 어찌이리 진한가

  그래서 손을 댄다

  그리고 너를 부른다


  안녕... 안녕... 하고 말이다

  떠오를 아침에 눈부셔질 너를

  또다른 기억에 눈부셔질 너를

  안녕... 안녕... 하고 말이다


  기억해 주려므나

  나 오늘도 살아있다

  인사를 받아 체온을 품는 계단 난간에 일기를 둔다


               2012. 10. 11.

오늘에 일기를 쓰고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