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인 블랙 - 고수의 내공에 안개를 느끼다
[#Book_094-2012, 우먼 인 블랙] 고수의 내공에 안개를 느끼다
제 목 : 우먼 인 블랙
글쓴이 : 수전 힐(김시현 옮김)
출판사 : 문학동네
펴낸날 : 2012. 2. 20.
읽은날 : 2012. 10. 13. ~ 14.
부끄럽게도 수전 힐이 누군지 몰랐다.
책 앞뒤로 빼곡이 적혀진 수전 힐의 소개...
처음 펼쳐들고 난 실망을 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어서 한번을 더 읽고, 안개 속 조랑말 마차소리를 상상해 버렸다.
아서 킵스는 로펌의 바닥부터 시작한 실전형 변호사이다.
어느날 그의 상관은 그에게 안개 속을 다녀오라 이야기한다.
미스터리한 미망인이 안개 속에서 살던 섬에 들어가 그녀의 서류를 정리하고 오는 것
하지만 그는 유령을 보고 만다.
그의 마지막에 다시 나타날 그 유령을 말이다.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스잔하다.
영국의 짙은 안개를 물씬 느끼게 만드는 스잔함
그 스잔함이 스릴러물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실망한 내게 책을 한 번 더 들게 했으리라.
책은 굉장히 내용이 짧다.
한 젊은 변호사가 일을 부여 받고, 출장을 간다.
그 곳에서 무서운 며칠을 겪고 급히 집으로 돌아오지만, 그는 유령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것이 이야기의 전부다.
스펙타클이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가 없다.
너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세상에 익숙해져 버린 것인가...
그래서 우먼 인 블랙은 싱겁기까지 하다.
하지만, 다시 책을 들고 안개에 동화되었을 때, 난 수전 힐의 글에 묻혀 버릴 수밖에 없었다.
안개가 피부에 느껴질 정도로 축축하고 고요함...
사람의 눈을 잡아끄는 건조하고 짧은 문장의 힘.
고수의 내공을 느끼며 책을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