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한컷이야기

이야기를 좋아한다

이재석 2012. 10. 25. 07:14

  팔베개를 괸 잠자리 아이들처럼

  숲도, 삶도, 다시 드릴 시간도 

  하염없이 이야기를 졸라댄다


  나무가 자란 이야기, 이끼가 덮힌 이야기

  담쟁이가 지나간 이야기

  속삭임을 품고 한숨을 날린

  껍질에 밴 하루들의 이야기를 말이다


  3월 빛에 다시 꿈을 꾼다

  6월 빛에 다시 꿈을 꾼다

  9월과 12월 빛에 다시 꿈을 꾼다

  그래서 이야기는 늘 아침마다 새 빛에 기지개를 켠다


  팔베개를 괸 아이들의 아침처럼

  숲도, 삶도, 다시 드릴 시간도 새 빛에 눈을 뜬다

  그토록 졸라댔던 이야기의 기지개에 맞춰

  그들도 매일 새 숨 가득한 아침을 맞는다


               2012. 10. 25.

      그래서 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