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 숲에 갔다 - 비밀은 풀리지 않았다
[#Book_096-2012, 서쪽 숲에 갔다] 비밀은 풀리지 않았다
제 목: 서쪽 숲에 갔다
글쓴이: 편혜영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펴낸날: 2012. 6. 22.
읽은날: 2012. 10. 20 ~ 25.
이렇게 뒷통수를 치는 이야기를 읽어봤던가?
드라마 X-파일 보다 사람을 더 감질나게 하는 이야기를 읽어봤던가?
작가 편혜영은 이야기를 읽으며 들게 되는 모든 기대를 뒤집어버리며
결론은 마지막 페이지 너머에 남겨 버린다.
변호사 이하인은 어렸을 적부터 형에게 맞고 자랐다.
이유없는 폭력... 그리고 성장해서도 계속 형에게 돈을 뺐겨야만 했다.
그런 형이 6개월전 사라졌다. 오히려 속 시원한 아쉬움.
하지만, 어머니 한배에서 난 자식이라는 의무감에 이하인은 형은 찾아 형이 마지막에 전화를 남겼던 곳에 간다.
그 마을은 거대한 숲으로 먹고 살았던 마을이다. 벌목과 연구로 말이다.
지금 그 마을에는 피폐함만이 남아있다. 오래전 연구소가 이전 해 버려, 생산적 활동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그 곳을 채우고 있는 그 무언가...
이하인의 형은 그 숲의 관리인이었다. 그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숲을 관리하는 직원도, 세탁소 주인도, 서점 주인도, 술집 주인도... 아무도 그를 모른다.
대신 그 곳을 채우고 있는 그 무언가...
책은 결코 얇지 않은 페이지를 통해 그 수상함을 쫓는다.
그런데 3부로 나눠진 이 추격전이 심상치 않다.
1부의 마지막 한 장 이전까진 정말 흥미진진한 범죄 추리물이다.
그런데, 거기서부터 뒷통수 때리기는 시작된다.
주인공을 죽여버리고, 다음 주인공의 후보자는 의욕은 있으돼 이상한 미스터리에 갖춰 헤어나오질 못하고,
결국에 알게된 '부엉이의 비밀' 조차도 그것이 모든 것의 핵심 원인인지 알 수 없게 하는 전개.
작가 편혜영은 결말을 열어버린다.
열어도 너무 열어버린다.
이야기에서 주어지는 주요해 보이는 단서들은 처음부터 품는 수상함으로는 이어지지만,
의혹의 해소로는 이어지지 못한다.
거기에 대한 추리조차도 모두 독자의 몫이 되며,
거기에 대한 의미 해석 조차도 모두 독자의 숙제가 되어버린다.
아.. 또 이런 이야기를 접할 수 있을것인가?
다 읽고 난 뒤에도 남는 아쉬움과 찝찝함을 저자를 원망하게 만들어버린다.
하지만, 또 이런 이야기가 있을 때 난 거부할 수 있을까?
서쪽 숲의 비밀... 책장 뒤를 다시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