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한컷이야기
가을이 남기다
이재석
2013. 12. 2. 08:19
내일이 되기 위해 산산히 몸을 부셔낸다
1년을 가꿔왔던 노력을
1년을 가꿔왔던 애씀을
아쉬움 한 톨 남김없이 완전히 부셔낸다
티끌만큼의 게으름도 섞여있지 않다
오히려 더 부지런히
가을은 아낌없이 자신을 부셔낸다
이제 작디 작은 입자는 바람이 된다
어제를 아쉬워하며 어깨를 움츠린 남은 이들의 희망을 위해
가을은 바람이 되어 그들의 폐에 들어간다
풍기는 가을 향기는 그런 것이리라
다음 해를 맞아야 하는 이들을 위해
자신을 산산히 조각내어 아련함을 남겨주는 그런 희생일것이다
크게 숨을 쉰다, 크게 가을을 느낀다
2013. 12. 2.
폐 깊이 너를 안고 내년을 살게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