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한컷이야기
너희에게 사랑을 주어야하는데...
이재석
2013. 12. 23. 08:24
너희가 할머니 댁을 좋아하는 이유는
넓은 마루와 많은 장난감과 큰 티비와
말 받아주는 할머니가 있어서겠지
그리고 성질 부리는 아빠가 한켠 물러서 있어서겠지
너희가 할아버지 댁을 좋아하는 이유는
놀 꺼리와 다닐 곳과 좋은 선물과
말리지 않는 할아버지가 있어서겠지
그리고 성질 부리는 아빠가 한켠 물러서 있어서겠지
그래서 미안코 미안타
작은 집과 비루한 세간에 가두고
바쁘다는 핑계와 돈 대신 짜증만 가득찬 지갑과 좁은 마음과
그 놈의 개똥철학으로 소리만 버럭 질러대는
그런 아빠가 돼나서
그래서 미안코 미안타
너희 소심함은 이런 못난 아빠 때문이겠지
너희 조용함은 이런 못난 아빠 때문이겠지
무섭구나......
착한 듯 보이지만, 실은 쉽게 굴하는 사람이 돼 가는 건 아닌지
무섭구나......
조용한 듯 보이지만, 실은 시커먼 화산을 끓이고 있는 건 아닌지
미안쿠나 얘들아
할머니, 할아버지를 떠올리마
그런 아빠가 되어가마
2013. 12. 23.
또다시 좋은 아빠를 약속해보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