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놈 컴플렉스

착한 놈 컴플렉스 16

이재석 2014. 8. 6. 07:39


  밑둥에서 잘리고

  칼날에 조각되고

  오랜 시간 젓가락 받침 역할을 하다

  물감 입고 다시 살아났던

  오래된 나무 그릇들이 내쳐졌다


  갈라진 폼새를 보니

  놓아둔 폼새를 보니

  어르신은 그들을 다시 들일 것 같지 않다


  그 시간이 모두 헛되다 할 순 없겠지

  하지만 그들에게 묻고 싶다

  남이 준 가치로 인한 행복은 덮어두고

  네 영혼에 비춰졌던 행복을 가진 적이 있는지......


  오래된 나무 그릇들이 내쳐졌다

  어르신은 그들을 다시 들일 것 같지 않다

  그들 곁에 앉아 천천히 남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2014. 8. 6.

   묻어 있는 먼지에 손을 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