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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 한컷이야기

코끼리와 벼룩 - 생각의 숙제를 안다

by 이재석 2011. 2. 26.

[# Book_013-2011, 코끼리와 벼룩] 생각의 숙제를 안다


제   목 : 코끼리와 벼룩

글쓴이 : 찰스 핸디

출판사 : 생각의 나무

펴낸날 : 2005. 10. 17.

읽은날 : 2011. 2. 23 ~ 25.


미래 사회를 예측하려는 사회과학 서적을 읽으면서 세익스피어를 읽고 싶다고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 얼마나  될까?

거의 불가능한 접목이지 않을까?

하지만 이 책은 나를 세익스피어로 안내했다. 

사회과학의 현상과 예측이란 딱딱한 알맹이가 어떻게 쓰여야만 예술성을 띌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번역본이긴 하지만, 물론 번역을 한 이종인 씨가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가능했겠지만,

기본적으로 탄탄하고 간명한 문체를 쓰는 찰스 핸디의 문장 구성력, 내용 구성력이 돋보이는 하나의 사회과학 예술 작품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책은 그리스 고전학을 전공한 찰스 핸디가 세계적인 대기업과 교수직을 거치며 격은 경영학 전문가로써의 두 가지 전공을 절묘하게 매칭시켜 구성한 철학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철학은 꽤 오래전 나온 책임에도 이미 이루어지거나 그럴 개연성을 보이며 지금도 이어져 가고 있는 진행형으로써의 현실을 보여준다. 


그는 대기업을 코끼리로 능력을 가진 프리랜서들을 벼룩으로 지칭했다.

그리고 바로 오늘 일수도 있는 가까운 미래에 코끼리는 예전 해오던 전지전능한 능력자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 말한다. 

벼룩들이 코끼리의 일들을 아웃소싱을 받아 전체를 완성하게 될 것이라고 하며, 그런 유기적인 관계의 모델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벼룩들의 삶의 모습과 운영 방법에 대해서도 제안하고 있다.


물론 그의 예측이 비약이 있는 부분도 있고 벼룩이라는 대기업이 아닌 능력있는 개인의 손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경향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것은 독자가 얼마든지 판단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한다. 찰스 핸디도 자신의 철학에 대한 위험성과 단점에 대해 적어두기도 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주장에 대한 반발심 보단 내 사회 가치관에 맞춰서 그의 생각을 비교하게 되고 수용하게 되는 과정이 머리속에서 복잡하게 연산되는 것을 느꼈다.


지난 2010년 ASTD에서 주요한 핵심 이슈로 다뤄지진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한 테마가 있었다.

바로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부분이었다. 저자는 일과 삶의 균형을 벼룩이 코끼리가 앞도하는 세상에서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코끼리 중에 가장 크고 경직된 코끼리인 공무원인 나는 그의 말이 어느 정도 일리 있다고 믿는다.


조직에 삶을 매몰시켜 인생을 꾸려가는 나에 대한 가치....

그것을 벗어나 삶을 찾기 위해 얼마전 부터 시작한 내 워크홀릭과의 전쟁....

누가 승리할지 알 수는 없다. 아니 내가 질 가능성이 많은 싸움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공무원이라는 코끼리의 힘은 너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세 아이들 둔 아빠의 입장에서 그리고 현재의 한국에서 코끼리를 벗어난 다는 것도 쉽게 선택할 수 없는 문제다.

저자는 용기를 가져라 한다. 하지만 그런 관념의 응원만으로는 시작할 수 없는 삶임을 부정할 순 없다.


이 책은 생각이 많은 나의 머리를 다시 한번 훅 휘져어 놓았다.

나는 코끼리에 같혀 있을 것인가 용감한 벼룩이 될 것인가?

미래가 오는 길은 이미 그 방향성을 보이고 있는 데 말이다.


나에게 숙제 같은 책...

세익스피어 같은 사회과학 서적... 코끼리와 벼룩...

이번 주말은 생각을 벗해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