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이미 유격을 만들어 두고 있었다
내가 느낀 따뜻한 바람은 이미 지나간 봄의 향기였다
이미 시간은 얼어붙은 몸뚱이를 갈라 따뜻함을 품어 두고 있었다
그 유격에는 벌써 봄의 씨앗이 자라나고 있을지 모른다
그 유격에는 이미 다음 계절의 향기가 드리웠을지 모른다
아둔한 나로선 알 수 없는 시간의 경의에 뒤늦게 고개를 숙이고 만다
그리고 그리고 한참을 앉아
보이지 않고 향기나지 않는 예민한 시간의 준비를 느껴본다
무던한 듯 흐르는 그의 역사는 면도날 같은 날카로움으로
자신을 잘게 쪼개 현상의 갈림을 펼치고 있었음을 알 것 같다
절기를 쪼개고 쪼개 유격을 만들어 두고 있었음을 짐작할 것 같다
이제 자주 허리를 숙이고 고개를 들어 눈으로 마음으로 가늠해보려 한다
항상 많이 늦은 뒤따름에 놀라기만 했던 날 일으켜
시간의 유격을 쫓아 일기를 써보고자 한다
2011. 2. 26.
뒤따름으로 앞을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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