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를 보낸 뿌리...
바람이 그랬든, 사람이 그했든, 시간이 그랬든,
뿌리는 떠나버린 가지를 그린다
뿌리를 떠난 가지...
바람에 의해서든, 치기에 의해서든, 자람에 의해서든
가지는 이미 땅에 내려 앉은 뒤에 뿌리를 그린다
이제 뿌리와 가지는 이 생에 다시 붙어 자라지 못한다
잎사귀가 없어 아쉬워도 열매가 없어 아쉬워도 때는 항상 이르다
다만 그림자로 가려주고, 그림자 향기를 맡을 뿐
그저 연민으로 그릴 뿐
해가 움직일 때마다 향기는 짙어졌다 옅어진다
그렇게 두 존재는 서로를 그칠 듯 그칠 듯 그리움을 이어간다
그리고 결국 그림자만 남았을때
더없는 그리움은 나무가 되어 자신을 자기를 또다시 떨쳐낼 것이다
2011. 3. 10.
나는 그 그림자 위에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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