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연을 띄운다
그리고 딸은 호기심을 띄운다
길게 지느러미질 하는 가오리연 꼬리를 따라
할아버지는 추억을 줄 기쁨에 웃음을 딸려 보내고
딸은 왜 하늘을 날아가는 지 모를 연에 궁금함을 딸려 보낸다
연은 그렇게 이야기를 하늘에 심어둔다
언젠가 할아버지는 하늘을 보고 말하리라
'그때 주하랑 날린 연이 참 잘 날았었는데......'
언젠가 딸은 하늘을 보고 말하리라
'그때 할아버지랑 연을 날렸었는데......'
연은 이제 방안 장롱 위에서 먼지를 덮어 쓰고 있다
하지만 이야기는 계속 날아다니리라
할아버지의 추억과 딸의 사랑이 되어
구름을 누비며 10년, 20년의 시간을 품어내리라
그렇게 우리의 이야기는 하늘에 심겨진다
2011. 3. 22.
이야기를 하늘에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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