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이 지기 전에 태양을 보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구름의, 나무의, 렌즈의 그늘 뒤에 숨어 흘겨보는 방법 뿐,
하지만 그것도 잔상에 어려진 통증을 피하진 못한다
난 단지 그런 존재일 뿐이다
하지만 가끔 하늘을 우러르고 싶어진다
그래서 구름 밑에, 나무 밑에, 렌즈 밑에 숨곤 한다
그리고 열쇠 구멍 너머 훔쳐보듯
흘깃흘깃 흠모하는 태양에 마음을 전해보곤 한다
난 단지 그런 존재일 뿐이다
하지만 단지 그런 존재인 나를 향해 조소를 날리지 않으련다
기회와 가능성은 순간의 전부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전부가 된 시점만큼은 나는 태양에 온전히 향했기 때문이다
석양이 지기 전에 태양을 보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마음으로 바라는 것
진심으로 바라는 것
그 향함을 놓지 않는 것... 그것 뿐
난 단지 그런 존재일 뿐이다
하지만 그런 존재여서 행복하다
우러름을 알 수 있는 존재여서
순간을 전부로 살 수 있는 존재여서
그래서 태양을 사랑한다
그래서 석양이 지기 전에 태양을 향해 고개를 든다
2011. 7. 5.
오늘 맞은 태양은 역시 찬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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