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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한컷이야기

조름을 삼키다

by 이재석 2011. 12. 27.

 

  마트에 가자 그렇게 조르고

  장난감 구경가자 그렇게 조르고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다가

  아예 내 발 위에 눌러 앉은 너의 마음은  

  차마 꺼내지 못한 사달라는 조름에 묻혀 있구나

 

  그렇게 조심스러운 조름

  그렇게 조심스러운 표현

  아들아, 아빠의 억누름 때문에

  그렇게 조심스러운 소리 밖에 내지 못하는 것은 아니냐

  안쓰럽구나

  미안하구나

 

  형편으로 계획으로 핑계를 대어본다만

  네가 이해 못 할 그것들은

  애태워 말하고픈 조름을 더 간절하게할 뿐

  내가 줄 수 있는 말은

  미안하구나 하나 뿐이구나

 

  언젠가 그 미안함을 사랑함으로 이해하게 될 때

  네 목소리는 커져가겠지

  네 조심스러움은 큰 디딤 속에 흩어지겠지

  그렇게 바래보련다

  그렇게 바래보련다

 

  아들아, 조르거라

  그리고 아빠의 미안함을 곱씹어 가거라

 

                                                                                                2011. 12. 27.

                                                                                 너는 조름조차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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