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거적을 덮어쓴다
헤져버린 낙엽 조각을 덮고
아웅아웅 오늘을 붙들어 올해에 매달리고 있다
하지만 해를 넘겨야할 그의 운명은
애달음도 사연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들썩들썩 매운 바람으로 거적을 들어올릴 뿐
이제 거적의 매듭을 낡힐 때가 되었다
아집과 원망을 후회에서 놓아줄 때가 되었다
구구절절한 미련들을 남겨 놓을 때가 되었다
그래서 겨울 옆에 나를 눕힌다
그리고 안아 말한다
우리 그리 살아가자, 우리 그리 살아가자
겨울의 숙제를 나눈다
그리고 우린 다음 해를 맞는다
2011. 12. 29.
나눠진 온기에 해가 깃들길 기다린다
'삶 한컷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려졌었던 친구를 불러 담는다 (0) | 2012.01.04 |
---|---|
시작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는 돌아간다 (0) | 2012.01.02 |
기억들의 자리에 귀를 댄다 (0) | 2011.12.23 |
그 흐름에 발을 담그다 (0) | 2011.12.21 |
흰빛 날림 (0) | 2011.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