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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한컷이야기

당신 화장대를 보오

by 이재석 2012. 5. 14.


  당신 화장대를 보오

  애들 책장 한 귀퉁이에 만들어둔 당신의 자존심을 보오

  손바닥만한 거울 뒤 몇 개 안되는 화장품을 놓아둔 여자인 당신을 보오


  결혼으로 직장을 접어두고 이름은 내놓은지 언 9년

  자꾸만 좁아져 가는 당신 화장대는

  고집불통 남편 때문에 삼십센티 삼십센티 작은 사각에 갇혀버렸소


  지난 주말엔 모처럼 당신에게 휴가를 줬소

  친구들 속에 당신을 찾는 온전한 당신만의 하루를 주었소

  지금 생각하니 그것 또한 당신을 가둔 것이구려

  당신의 시간은 내가 주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당신 속에 속해 있는 것임을...

  그럼에도 작은 방 선 그어 남편 잘 공간 만들어주는 당신을 보오


  당신 화장대를 보오

  그럼에도 웃는 당신을 보오

  그 곳에 비친 바다를 보오


2012. 5. 14.  

            큰 사람, 여보... 고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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