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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 한컷이야기

바로잉 - 인터러뱅 엔진을 장착한 혁신 전략

by 이재석 2012. 8. 27.

 

[#Book_074-2012, 바로잉] 인터러뱅 엔진을 장착한 혁신 전략

 

제 목 : 바로잉

글쓴이 : 데이비드 코드 머레이(이경식 옮김)

출판사 : 흐름코리아

펴낸날 : 2011. 6. 28.

읽은날 : 2012. 8. 12. ~ 19.

 

얼마 전부터 창의·혁신의 상징으로 각광받은 인터러뱅(Interrobang)에 주목한 적이 있다.

물음표‘?’ 느낌표‘!’가 조합된 문장부호 인터러뱅. 이 개념은 끊임없이 던지는 질문만이 창조적인 사고를 낳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밑도 끝도 없이 질문만 계속 던져대면 원하는 수준의 결과에 다다를 수 있는가? 좀 더 확실하게 결과를 보장해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런 고민 중에 만난 책이 바로 데이비드 코드 머레이의 바로잉(Borrowing)’이다.

 

바로잉(Borrowing)은 첫 표지부터 고민의 무게를 덜어주었다.

세상을 바꾼 창조는 모방에서 시작되었다. 유레카! 순간만을 기다리지 마라! 일단 빌려라. 그러면 창조는 쉬워진다!”

이미 모든 창조는 모방에서 나온 것이니 부끄러워하거나 도덕적인 잣대 때문에 주저하지 말고 과감히 빌려서 대안을 만들어 보라고 조언한다.

문제를 정의하고, 아이디어를 빌리고, 빌린 것을 결합하고, 그것을 숙성시킨 다음, 다시 또 질문을 던져 판단하고, 강점만을 끌어내는 것.

이 여섯 가지 단계는 한 가지 문제를 입체적으로 접근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끌어내는 해법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핵심에 묻고 묻고 또 묻는 인터러뱅이 엔진으로 돌아가고 있다. 비록 글자로 인이라 써 두진 않았지만 말이다.

 

바로잉의 첫 번째 단계는 정의하라이다.

여느 문제해결 기법과 마찬가지로 바로잉 또한 첫 번째 단계로 문제 분석을 말한다.

다만 접근 관점에 차이가 있다. 바로잉은 문제를 단지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인 아이디어의 기초로 여긴다.

최초로 설정된 범위 안에서만 프로세스가 돌아가고 결과물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분석뿐만 아니라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관찰하는데 많은 시간을 쓰길 권한다.

 

두 번째 단계는 이 책의 핵심인 빌려라이다.

저자는 창의적이고 효과 있는 대안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모방을 통해 재료를 습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고대부터 현대 이르기까지 인류가 만들어낸 것들의 발판은 모방에 있었음을 사례로 하나하나 증명한다.

뉴튼조차도 더 멀리 바라보기 위해 거인들의 어깨에 올라서야 했습니다.”라고 했다며 어디서 빌려오느냐에 따라 모방의 타당성이 결정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창의의 씨앗은 경쟁자에게서, 주위 사람에게서, 먼 곳에서, 비슷한 곳에서, 관찰을 통하거나 여행을 통해서

우리 주위 모든 곳에 존재하니 주저 말고 손을 내밀라 조언한다.

 

세 번째 단계는 결합하라이다.

이것은 기존의 아이디어들을 결합해서 새로운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결합은 보다 창의적이고 많은 대안들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중요한 것은 유연한 결합을 위해 사고의 틀을 확장하는 방법인데 저자는 비유를 해법으로 제시한다.

인터넷 검색 서비스를 혁신하려면 포탈의 개념보다 도서관의 개념으로 틀을 확장시키는 것이 결합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네 번째 단계는 숙성시켜라이다.

어떤 숙제를 마음 속 깊이 넣어두고 있을 때, 갑자기 해법이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저자는 이것을 숙성이라고 칭했다.

숙성은 잠재의식 속에서 이루어지는데 연습을 통해서 잠재의식을 깨우는 컨트롤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섯 번째 단계는 판단하라이다.

이 단계는 숙성되어 출력된 아이디어를 실제로 사용이 가능한지 판단하는 과정이다.

저자는 판단을 아이디어를 진화시키는 하나의 메커니즘이라고 말하며, 여러 관점에서 자신의 아이디어에 질문을 던지길 권한다.

관점에 따른 판단, 부정적인 판단, 긍정적인 판단, 감정적인 판단, 직관에 따른 판단을 거쳤을 때 비로소 대안은 정제될 수 있다고 밝힌다.

 

마지막 단계는 끌어올려라이다.

일종의 피드백 과정이다. 바로잉의 피드백은 독특하다.

첫 번째 단계로 다시 돌아가 프로세스를 밟는 것이 아니라 각 단계들 사이사이를 검증하는 체계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 묻고 묻고 또 물으며 부분에서 전체로 검증을 확장한다. 저자는 이러한 과정이 위대한 해법을 낳게 될 것이라며 이 단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이렇게 여섯 개의 단계로 이루어진 바로잉. 이 단계들을 연결하는 중요한 코드가 있다. 바로 질문이다.

문제를 향해 던지고, 틀을 향해 던지고, 대안을 향해 던지고, 자신을 향해 던지는 끝없는 질문들이 전체 단계의 구심점이 되는 것이다.

데이비드 코드 머레이가 예를 든 세계 최고의 1등 기업 애플, 구글, MS, IBM. 그 기업들의 공통점은 시각을 넓혀 모방했고, 끝없이 질문으로 자신을 일으켜왔다는데 있다.

 

보통 성공 노하우를 말하는 책들은 진부하다.

또 사회과학 프로세스를 말하는 책들은 딱딱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바로잉은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 있다고 과감히 말할 수 있다.

자기 회사가 망한 이야기부터 시작되는 이 책은 바로잉의 단계를 집어가며 자신이 다시 일어서기까지의 과정을 그려 놓았다.

이는 유명인의 유명 사례에만 초점이 맞춰진 기존의 경영전략 분야의 책들과는 다르다. 저자의 과거와 경험에 대한 서술은 보다 쉬운 읽기와 이해를 도와준다.

이 또한 바로잉이 아닌가 한다. 자신의 삶을 바로잉하여 독자에게 그의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것 또한 말이다.

 

데이비드 코드 머레이가 바로잉을 쓰면서 바로잉을 적용했던 것처럼 나도 앞에 놓인 과제부터 바로잉스럽게 다가가 보려 한다.

모방을 통한 창조는 오류 없는 가장 근사한 답을 줄 뿐만 아니라 가장 빨리 목표를 향해가게 하는 방법이라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