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변죽을 닮지 않길 바란다
아빠 성깔을 닮지 않길 바란다
그래도 책 보는 거 하나만은 가져주려므나
그 모든게 어찌 네 의지로 되겠느냐
깊이 품겨진 거울에 늘 이런 아빠가 비춰지는 걸 어쩌겠느냐
그래도 바라고 또 바라본다
아빠 변죽을 닮지 않기를
아빠 성깔을 닮지 않기를
그리고 책 보는 거 하나만은 가져주기를 말이다
주말 새벽 스탠드 불빛에 끌려나와
책 들고 곁을 지키던 네가 얼마나 장하던지......
그래서 또 미안하고 미안하더구나
버럭버럭하는 못난 아빠를 네게 보여주고 있었음이 말이다
인문고전 리스트를 훑는다
몇 권을 사서 책장 한 가운데 꽂는다
언젠가 네가 이 책을 뽑으리라 생각하며
기원을 담아 책 제목을 쓰다듬는다
네 거울에 이쁜 아빠만을 담아주어야 할텐데
미안하구나, 미안하구나
아들아, 네 거울에 이런 아빠가 담겼으면 좋겠구나
많이 안아주던 아빠......
네 얘길 들어주던 아빠......
같이 책을 이야기하던 아빠......로 말이다
2013. 12. 30.
너 또한 그런 아빠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사랑 한컷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리된 네 놀이터 (0) | 2014.01.08 |
---|---|
너희 재롱의 값 (0) | 2014.01.06 |
네 큰 행복, 참으로 보기 좋구나 (0) | 2013.12.27 |
넌 내 오늘의 힘이란다 (0) | 2013.12.24 |
너희에게 사랑을 주어야하는데... (0) | 2013.1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