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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놈 컴플렉스

착한 놈 컴플렉스 21

by 이재석 2014. 12. 22.


  남의 말로만 산 자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

  주관을 잃은 자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

  Yes가 주는 쉬운 길만 따른 자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

 

  그것은 아마 돌보지 않은 도로의

  돌보지 않은 횡단보도 같은 모습일게다


  이미 길은 막혀버렸음에도

  누구도 위를 걷지 않음에도

  나는 착해요, 나는 착해요 하는 자위만으로

  다시 누군가의 말에 기생할 수 있기를 바라며,

  썩어 희미해져가는 그런 모습일게다


  차라리 하얗게 불타버릴 것이지

  차라리 하얗게 불타버릴 것이지

  주관을 잃은 자는 자기가 내려설 자리를 알지 못한다

  한번도 스스로 판단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착한 놈으로 살다가

  내가 죽을 곳도 찾지 못할까 두렵다

  그렇게 착한 놈으로 살다가

  내 아이 또한 그리될까 두렵다


  이제 남의 말에서 내려서야 한다

  이제 남의 판단에서 내려서야 한다


                                                                                          2014. 12. 22.

                                                      소용이 지난 약속에는 이미 가치란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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