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목련이 봄을 향해 간다
초겨울 두꺼운 두겹의 코트 중 하나를 과감히 벗어버리고
하얀 바람을 묵묵히 받아 안아왔던 목련이
아직 느껴지기엔 이른 조금 풀린 햇살에 하늘을 향한다
바람을 솜털에 품어 희게 희게 제 살을 물들여 가고 있는 꽃눈은
아직 말하기엔 이르지만 봉우리라 부르고 싶을 만큼 꽉찬 물오름을 보인다
아침 목련이 봄을 향해 간다
이제 더 이상 떨지 않아도 됨을 사람에게 알려주는 양
햇살 반대편부터 고개를 드는 아침이 봄을 향해 간다
아직 소풍을 가기엔 이르지만
햇살에 조금씩 실려오는 명지바람을 아침 목련으로 느낀다
가득 차 있는 흰 화사함을 터트릴 내일을
오늘 남아있는 찬바람에 실어 보내며 아침 목련을 맞는다
2011. 2. 16.
이젠 봄을 상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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