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딛은 발 곁으로 눈 살짝 덮힌 숲의 이가 다가온다
같은 공간 다른 시간에 우리는 서로를 향해 있다
발자국 위로 내려덮은 눈이 너희는 다른 공간에 있다 말하지만
서로가 누군지도 모르는 우리는 같은 곳을 딛었다
시간이 다름은 다른 공간에 속하는가?
나는 그런 깊은 생각에 빠질 여력이 없다
잠덜 깬 발걸음 앞에 누군가 함께 한다는 위안이 기쁠 뿐
같은 공간에 남겨진 우리의 발걸음이 같은 공간을 향한다
비록 다시 위해 눈이 덮이고 시간이 쌓이겠지만
두려움을 물리쳐준 같은 공간의 동행덕에
더이상 어둠을 어둠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 공간의 동행이 누군지 찾지는 않겠지만
난 내일 또 이 동행을 기다릴지도 모른다
눈이 지워져 더이상 흔적이 없을지언정
지나간 그의 기운을 느끼려 허리를 숙일지 모른다
시간은 이미 달라졌지만,
같은 공간을 딛였다는 공감을 사모하며 그리워할지 모른다
2011. 2. 17.
기대치 않은 동행에 흥분된 기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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