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결혼 반지를 다시 약지에 끼워준다
기억 흔적마저 손가락 자국처럼 사라져 버린 시작은
자기 옷이 아닌 것처럼 자기 자리를 어색하게 맞이한다
참 부지런히도 같이 했었는데......
하나하나 파여진 상처들 속에 삶의 기억이 심겨 있는데......
왜 난 시작을 잊고 어색함으로 이를 맞이해야 하나
시작은 조심히 자기 자리에 다시 앉는다
어색함에 주리를 트는 것은 나 혼자의 마음 뿐
내 기억의 증거는 그저 다소곳이 오늘 담을 역사를 기다리고 있다
긴 기간이 끊어져 있었지만,
지금부터라도 표피에 부지런히 삶을 새기려 한다
내 지금이 그 시작에 있었음을 기억해두려 한다
우리 시작에서 삶을 하나하나 새겨 더하며
시간과 마음이 담긴 작품을 필름에 보관하려 한다
2011. 3. 4.
결혼 반지에 삶을 새겨 완성시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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