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햇살은 연한 꽃잎을 향해 핀다
꽃잎의 투명함이 가시기 전
향기를 통해 빛을 내린다
그리고 꽃은
눈부심을 닮기 위해 한아름 팔을 벌리고
강렬하게 투과하는 빛에 향기를 묻혀 낸다
그렇게 눈부심과 향기는 눈 달린 살결에 닿아 봄이 된다
그렇게 햇살 향기가 든 봄이 완성된다
연한 꽃잎은 점점 진해지는 햇살에 피부를 두텁게 해야 하고
생존을 위해 향기로 벌레를 꾀어내야만 한다
그렇게 봄 다운 봄을 지나 봄의 이름을 잃어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살결에 봄을 맞았던 이들은 기억하리라
이번 봄은 특히 향기로웠노라고
특히 눈부셨고, 특히 아름다웠노라고
마음에 봄 햇살이 든다
기억에 봄 햇살이 든다
다시 오는 여름과 겨울에 그려야만할 추억을 깊이 깊이 새긴다
봄 햇살을 향기로 그려 담는다
2011. 3. 21.
봄 햇살이 향기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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