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머리만한 물방울을 지고도
꽂꽂히 바람에 흔들리며 아침을 누리는 풀잎들
그 풀잎들이 눕고 서며 만드는 아침이 푸르다
가장 아침다워지는
물 머금은 풀이 흔들리는 교정에는
벌써 꽃이 지고 씨를 맺는 아이의 이야기와
이제 노숙해져 꽃잎으로 고갤 드는 어른의 이야기가 뒤섞여
봄을 봄을 여름을 여름을 그리고 시간을 그리며
푸르디 푸른 아침을 만든다
자기 머리만한 물방울을 지고도
흥겨워 꽂꽂히 춤을 추는 아침이 바람을 맞는다
가장 아침답게
4월의 아침답게 풋풋하게 빛을 내는 바람을 맞는다
그리고 흔들리는 물방울 안 작은 세상을 고이 바라본다
뒤집혀져 왜곡된 세상을 오래 바라본다
그 안의 정원 또한 푸른 지 빛나는 지
지금 물방울을 매단 풀때기처럼 생명에 흥이 나는 지
오래 말을 걸어본다
가장 생명다운 4월의 아침이
큰 물방울을 지고, 짙은 아침을 맞는다
2011. 4. 11.
짙은 아침으로 생명을 뻗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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