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은
겨울을 나며 줄기를 가른다
얼어붙은 몸뚱아리의 굳은 숨구멍을 트기 위해
잘게 잘게 자기 줄기를 갈라낸다
그리고 피를 내고, 그리고 검게 어두워져 간다
그리고... 갈라진 상처로 아기 벚을 밀어낸다
짧은 수명이기에
그래서 매년 더 화려하게 피어나려는 안간힘으로
숨 쉬기 위해 튼
그 간절한 상처에 아기 벚을 심어낸다
저 작은 가지가 무엇을 알아 아직 농익지도 않은 꽃을 피워대나
하지만 그 또한 살아가기 위한 숨결이리라
벚은
겨우내 줄기를 갈라 숨을 쉬고
새 봄, 아기 벚을 밀어내 생명을 이어간다
2011. 4. 16.
아기 벚꽃은 숨결의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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