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이 맺혀졌다
하늘비를 맞아 맺혔든
수도꼭지 꽉 조인 손을 비켜나와 세차게 맺혔든
가는 잎새 끝은 이슬 닮은 물방울을 품고 있다
작은 잎새는 이제 세상을 가진다
바람으로 흘러와 듣기만 했던 이야기들을 품어 가진다
둥그렇게 물방울 표면에 고아 두고 살갗으로 느낀다
이제 물방울은 그에게 세상이다
이슬인지 아닌지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내가 가지 못하는 세상을 가져다 준 이야기 보따리가 너무 소중해
해가 뜨지 않기를, 말라가지 않기를
그저 말 못하고 바라기만 할 뿐이다
이슬이 맺혀졌다
조그만한 잎새의 세상이 모여든
동그란 작은 세상이 맺혀졌다
그리고 더이상 나눌 수 없을 때까지
그들은 찰싹 붙어 앉아
가지고 온 세상과 뿜어내는 생각을 작은 방울 안에 대류시킨다
2011. 4. 22.
하나가 될 때까지 이야기는 둥글게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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