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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 한컷이야기

농담하는 카메라 - 세상 부드럽게 다시 보기

by 이재석 2011. 6. 3.

 [#Book_065-2011, 농담하는 카메라] 세상 부드럽게 다시 보기

 

제   목 : 농담하는 카메라

글쓴이 : 성석제

출판사 : 문학동네

펴낸날 : 2008. 6. 7.

읽은날 : 2011. 5. 29. ~ 6. 2.


한글자 한글자 놓치기가 싫었다.

이렇게 매일 일기를 써라 말하는 것 같은 이야기들의 향연.

지난 며칠 저녁은 참 흐뭇했다.


성석제의 글을 좋아한다. 

짧지만 이쁜 문장들로 솔직하게 말을 거는 그의 글을 좋아한다.

어려운 단어나 생각의 나열을 그는 좋아하지 않는다

깊은 생각도 쉽게 그리고 이쁘게 툭툭 내뱉듯 던지며 읽는 이들이 전혀 어렵지 않게 글에서 뛰놀게 해준다.

그래서 오히려 더 생각도 자유로워지는 느낌이랄까?

소설에서도 그런데 이 책 같은 산문집이라면 오죽할까?


제목에서도 서문에서도 그는 자신이 농담의 고수라 말한다.

하지만 그 속에는 유머가 없다.

정확하게 말하면 TV를 주름잡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그런 가벼운 웃음이 없다.

일상에서 지나치는 것들 중에 불합리한 것, 새로운 것, 다른 생각을 갖게 하는 것들에 대한 고찰만이 가득 담겨 있을 뿐이다.

일반화된 세상과의 다른 주장과 생각...

그의 책에서 나오는 농담의 주체는 작가가 아니다.

깊은 생각없이 오류를 일반화시킨 세상이 웃긴 소리의 주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자극적이지 않다.

풍자와 비판마저도 성석제스럽게 이쁘게 툭툭 던져져 있기 때문이다.

부담스럽지 않게 나를 둘러싼 세상을 향해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책.


내 며칠의 저녁을 흐뭇하게 만들어 준... 

웃기지 않는 농담 모음집에 감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