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흐름을 상상해 본다
태양으로 비롯됨이 있고 내 눈에 닿음이 있기에 당연히 존재할
빛강의 흔적을 찾아본다
사람의 눈 밖에 가지지 못했고
사람의 생각 밖에 가지지 못해서
도저히 하늘을 우러를 수 없는 나는
물 위에, 길 위에 남겨진 흔적으로
나를 적신 빛을 가늠한다
그리고 그것으로 빛강은 존재한다고 믿어 버린다
빛의 흐름을 상상해 본다
나무 그늘에 숨어 하늘을 훔쳐본다
초점 맞출 수 없는 따가운 잔상이 시야를 괴롭힌다
망막에 맺힌 빛무리들
그 남겨진 흔적들을 따라 상상을 흘린다
빛강을 내가 볼 수 있다면 이렇게 찬란하리라
보이지 않는 실체들을 믿어야만 한다
그들의 색과 흐름과 존재와 생명을 믿어야만 한다
나는 눈을 가지고도 인식하지 못하는 제한된 존재이기에
언제까지고 부정할 자격을 갖지 못한다
빛의 흐름을 상상해본다
생각의 흐름을 상상해본다
존재가 흘러가 닿는 바다를 상상해본다
2011. 6. 2.
내가 흘러갈 곳 또한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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